의사소통의 부재와 친밀성의 부재로 인한 모순적인 가족 형태
최근 개인화 된 삶이 보편화 되고 개인의 욕망과 행복 추구가 정당한 권리로 인식되면서, 사회에서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개인의 선택권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급격한 사회상의 변화와 함께 최근에는 가정에서도 ‘소통의 부재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우리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개성적인 화법으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 안창홍의 <가족사진>은 이러한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작품은 눈이 없는 한 가족의 빛바랜 사진의 모양을 띤다. 이는 인간성의 비극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병적인 징후로 나타나는 가족의 해체, 그로부터 비롯되는 사회의 근원적인 불안과 정신의 피폐함을 예견하고 있다.
90년대 후반 이후 촉발된 한국의 가족 문제는 최근 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맞물리면서 여전히 뜨거운 사회 쟁점이 되고 있다. 한국 여성개발원 연구위원 김혜영은 ‘한국가족문화의 재고’ 논문에서 "현재의 가족 문화는 특히 개인화된 삶의 방식이 등장하면서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한국사회의 핵가족 문화가 부부중심 보다는 부모 자녀와의 관계가 부각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학업과 진로 지도를 통한 가족지위의 재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다는 모순점의 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결혼학 개론'의 박수선 교수는 "특히 결혼한 부부의 경우 서로의 다름을 진정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 점이 제일 의사소통의 장애물"이며 "이는 자신이 부모라는 것을 이용하여 자녀가 자신의 의지대로 해주길 기대하는 부모자녀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또한 가족 내 의사소통의 부재에서도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가족 내 의사소통은 가족의 연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가족 간 대화의 단절은 이혼 등의 가족해체를 부르거나 자살, 폭력 등의 홧김 범죄가 일어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SBS 방송 ‘그것이 알고 싶다’가 2006년 3월 한 달 간 서울 거주 10대에서 60대 3천 2백 30명을 대상으로 가족 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에 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하루 평균 ‘가족 대화시간이 한 시간 이내’라는 응답자가 전체 70%를 넘었다.
또한 대화 내용 또한 기능적인 일상 안부가 50%가 넘는다고 응답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인간관계론’의 김재득 교수는 “소통의 부재 문제는 우리 사회에 아직 유교적인 관습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손아래 사람들에게 표현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소통의 목적은 ‘공감대 형성’에 있기에 가정 내 소통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소통’을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가족과 함께하는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만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족과의 시간을 대부분 수동적으로 보내는 형태를 띠고 있다. 2005년에 여성가족부에서 총 2천 9백 25가구 5천 9백 73명(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이뤄졌던 가족실태 조사에서 평일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인 사람이 57.8%로 가장 높았지만, 이 중 49.9%가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한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가족의 모습은 사회적인 성공이나 생계부양자, 자녀훈육자로서의 부모 역할만 강조된 나머지 자녀와 함께 놀아주는 친밀한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자녀의 이야기에 충분히 귀기울여주는 부모의 역할이 상당히 부족했음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족 문화는 혈연적 귀속주의에 의한 유대에서 벗어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는 유대방식을 발견해야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서희경 기자(hiup-hk@mail.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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