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4일 월요일

달코쌉싸름 - 성년의 날에 부쳐

아프리카 하마르족에는 이런 풍습이 있습니다. 바로 성년이 되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발가벗고 소 등을 네 번 뛰어 넘어야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시험에서 떨어지면 젊은이들은 성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놀림감이 되며, 자신의 이름을 가지지 못한 채 우클리 즉, 당나귀라고 불리게 됩니다. 남태평양 펜테코스트 섬 원주민들의 경우는 하마르족의 성인식 보다 조금 더 치열합니다. 펜테코스트 섬 원주민들은 성년이 되기 위해서 발목에 포도넝쿨, 나무줄기를 감고 30m 정도의 대나무 탑에서 뛰어 내려 지상 1m에서 멈춰야 합니다. 이들의 성인식처럼 우리나라의 성인식도 거쳐야할 관문이 있습니다. 바로 ‘술’입니다.

5월 19일자 중앙일보에서 충격적인 기사를 보았습니다. 술에 취해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20대부터 클럽에 입장하기 위해 경찰서에서 신원조회를 해달라고 떼쓰는 20대까지 술 취한 사람이 가득한 성년의 날에 우리학교 앞의 모습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홍익지구대 경찰들은 자기 아들, 딸 벌 되는 술 취한 20대들의 뒤치닥 거리를 한다고 밤새 정신이 없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지난 주 18일(화)부터 20일(목)까진 열린 우리학교 축제에서도 예외 없이 이러한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술에 취해 남자 동기의 등에 업힌 채 귀가 하는 여 학우, 벤치에서 잠들어 버리는 남 학우 등 학교 곳곳에서 술에 취한 학우들이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술 취한 학우들의 구토 자국이나 깨진 술병이 운동장 곳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20대들은 이러한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웅담을 이야기 하듯 자신의 주량을 과시하고 술에 취했던 경험을 특이했던 추억처럼 이야기 합니다. 또한 20대들은 미성년자 딱지를 뗀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들이 가시적으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행위를 음주로 생각하고, 음주가 사회로 가는 큰 관문을 통과하는 하나의 행위인 양 당연하게 술을 마십니다. 이러한 20대들의 행태는 ‘술이 사람을 마셨다’는 표현을 떠올리게 할 정도입니다.

20대들은 좋은 에너지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 중 젊음이라는 에너지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귀중한 것입니다.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젊음을 20대들은 술로 보내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는 젊음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고, 또한 20대들이 그러한 에너지를 발산했을 때 세상은 더욱 풍족하게 변한 수 있음에도 20대들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술을 먹이고, 자신이 술을 먹는 일에 붓는 에너지를 사회와 자기 주변 이웃으로 돌린다면 주류회사는 망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사회는 풍요로워 질 것입니다.

공자는 젊음을 일 년으로 치면 봄, 하루로 치면 아침으로 표현하며, 봄에는 꽃이 만발하여 눈과 귀에 유혹이 많기 때문에 눈과 귀가 향락을 쫓아가느냐 부지런히 땅을 가느냐에 따라 그 해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젊은이들이 술통에 빠져 만취한 하루를 보내느냐, 그렇지 않고 정진하기 위해 깨어있는 하루를 보내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한 해 농사가 달려 있습니다. 이번에 성년의 날을 맞은 90년생들이 인생에 있어서 가을을 맞았을 때 그 어느 때보다 풍년이길 기원합니다.

편집국장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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